청지기 인생

누가12:41-48

오늘은 청지기의 삶에 대해 말씀하겠습니다 2008년이 열 달이 지나고 이제는 두 달 남았습니다. 하루 하루 지나갈 땐 별로 못느끼는데 지나간 시간들을 돌아보면 인생이 순식간이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인생이 흘러가는 속도감이 연령에 비례한다고 합니다. 40대, 50대가 되면, 도처에서 속도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남은 인생을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오늘 본문 앞 부분을 보면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찾아와 부탁했습니다. 형에게 명하여 아버지가 남겨주신 유업을 동생에게 나눠주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신명기 21장 17절을 보면, 장자는 동생보다 두 배의 몫을 받을 권리가 있었는데 여기 나오는 형은 동생의 몫을 주지 않고 독차지 한 듯 보입니다. 이 청년의 요청에 대해 예수님은 그건 내가 알 바 아니니  탐심을 물리치라고 말했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교인이 절 찾아와“목사님 아버지 유산을 혼자 독차지하려는 제 형에게 말 좀 잘 해주세요” 그랬다면 “형제님 기회를 봐서 잘 말할 터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하나님께 기도하세요” 이렇게 말하기 쉬웠을 것입니다. 어떤 땐 예수님이 듣는 사람기분 같은 건 별로 신경 쓰지 않으시는 듯 느껴집니다. 그런 후에 예수님은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곡간에 양식이며 재물을 넉넉하게 쌓아두었습니다. “내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재물이 많으니 남은 인생은 얼마든지 즐기며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번 살다가는 인생 돈도 있겠다 맛있는 것도 먹고 보고 싶은 곳도 구경 다니고 사고 싶은 것도 맘껏 사며 한번 폼나게 살다가야지. 그런데 예수님은 이 사람을 어리석은 자라고 불렀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오늘 밤이라도 영혼을 불러가면 재산이 많아도 소용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여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자신을 위해 재물을 모으는 일에는 전력을 다했지만 하나님께 대해서는 전혀 대비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람만 이렇게 살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이 세상에서 돈 벌려는 노력만큼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도 힘쓰고 있습니까? 예수님은 세상에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이런 것에 너무 골몰하지 말고 하나님 나라를 구하라고 살라고 충고합니다(22,31절). 지금 여러분이 이 비유가 적절하다고 느낄 지 모르겠지만, 예수님은 공중에 날아다니는 까마귀와 들의 백합화를 예로 들어 하나님이 우리를 돌봐주시며 아무리 우리가 애써도 세상의 부귀영화가 별 것 아니라고 깨우쳐주셨습니다. 까마귀는 심지도 거두지도 비축하지도 않지만 굶어 죽지 않고 어디선가 먹이를 찾아 먹습니다. 들의 백합꽃은 무슨 비단 옷을 입은 것도 아니지만 비할 데 없이 아름답습니다. 창조주의 돌보심 속에 모두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물며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를 하나님게서 모른척 할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혼인 집에 간 주인을 맞이하기 위해 늦게까지 깨어 기다리는 충직한 하인이야기는 어떤 자세로 살아야할 것인지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천부적인 이야기꾼입니다. 성경에 보면 어디서 가져왔는지 비유나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이 이야기 속에 인생의 진리와 교훈이 담겨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다 잠에 떨어져 있을 때 깨어있다가 언제 올지도 모르는 주인을 맞이하는  종은 복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보고 이처럼 예비하고 있으라고 당부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던 베드로는 “이 비유를 우리에게 하심이니이까 모든 사람에게 하심이니이까?” 물었습니다. 글쎄 물어볼 필요도 없는 질문 같습니다. 일차적으로 제자들에게 그 다음 들을 귀가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하신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설교할 때 어떤 분이 찾아와 목사님 오늘 설교를 저 들으라고 하셨죠? 그렇게 물으면 제가 뭐라고 대답하겠습니까? 맞다 너들으라고 했지. 또한 여기 있는 모든 사람 들으라고 한 것이고. 대답할 필요도 없는 질문입니다.

예수님은 계속해서 지혜롭고 진실한 청지기 비유를 들었습니다. 주인이 없어도 자기 맡은 소임을 성실하게 잘하는 청지기는 주인이 돌아왔을 때 칭찬과 상을 받습니다. 반대로 주인이 없다고 자기 세상 만난 듯 낮부터 술에 취해 아래 종들을 때리고 방탕하게 지내는 청지기는 “생각지 않은 날 알지 못하는 시간에” 주인이 돌아왔을 때 혹독한 책망과 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주인이 보든 안보든 맡겨준 일에성실한 청지기처럼 살고, 어떤 사람은 악하고 개으른 청지기처럼 살고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느 쪽입니까? 우리가 종인 신분을 잊어버리고 주인인 줄 착각해 맘대로 살며 정해진 인생을 보내면 결산할 때 후회하게 됩니다. 아직 기회가 있을 때 이런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예수님이 청지기 비유를 드신 걸로 봐서 예수님은 우리 인생을 청지기로 보셨습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 자신도 하나님 앞에서 청지기로 살다 가셨습니다. 뭐하나 맘대로 하지 않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께 가능하면 이 잔을 지나가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최종적 선택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마26:39)

여러분도 조만간 10대, 20대, 30대, 40대가 지나갈 겁니다. 제가 지금 50대에 접어들었는데 나에게도 중고등학교, 대학, 군복무, 대학원, 신혼시절, 자녀양육시절 다 있었습니다. 각각의 때마다 할 일도 있었고 핑계거리도 많았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한 순간 내 인생의 청춘은 지나간 세월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러분도 조만간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방심하지 말고 맡겨준 인생을 성실하게 관리하기 바랍니다. 다행하게도 우리 모두에겐 만회할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제 경우, 앞으로 몇 년이 남아 있는지 그건 모르지만 목사로서 늘푸른교회를 관리하는 청지기로서 맡겨준 양을 잘 돌본다면 그 동안 악하고 개을렀던 세월이 다소 만회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쩜 늘푸른교회가 청지기 인생으로서 마무리하는 자리까지 이어질 수도 있기에 이미 지나간 교회의 목회보다 애착을 느낍니다.

지금부터라도 남은 기회를 활용해 지혜롭게 하나님의 나라를 대비하는 삶을 삽시다. 눅16장의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가 이것을 잘 보여줍니다. 어떤 부자에게 청지지가 있었는데 자기 재산이 아니라고 흥청망청 쓰면서 주인에게 손실을 끼쳤습니다. 주인이 그 사람에게 자기 재산을 더 이상 맡겨선 안되겠다고 판단되어 그 사람을 불러 그 동안 보던 일을 정리해 보고서를 올리도록 했습니다. 주인의 의중을 파악한 이 청지기가 정신이 바짝 들었습니다. 해고당하면 뭘 해서 먹고 살지 걱정이 된 겁니다. 집에 돌아온 청지기가 한가지 꾀를 냈습니다. 그 동안 자기에게 돈을 빌려간 사람들을 불러다가 빗이 얼마 되는 지 묻고 치부책엔 실제보다 대폭 줄여서 기록하고 서명을 받았습니다. 주인에게 장부를 넘기기 전에 채무자들의 빗을 줄여주면 나중에 이 사람들이 자기가 도움을 청할 때 모른 척 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청지기가 지혜롭게 행동했다고 칭찬했습니다. 사실 내일을 지혜롭게 대비해야 한다는 걸 깨우쳐주려고 만들어낸 비유였겠죠.

이 비유가 일깨워주는 교훈은 무엇입니까? 비록 의롭게 살지는 못했더라도 지금부터라도 내일을 대비해야 할 게 아닙니까? 예수님은 여러분 수중에 있는 불의한 재물로 선을 배풀어 하나님의 은혜를 얻을 수 있도록 대비하는 지혜를 가지라고 합니다. 우리가 소유한 재물은 살아있는 동안 관리하다가 놓고 갈 것들입니다. 내 마음대로 쓸 수 있을 때 여러분 영혼을 위해 좋은 곳에 쓰기 바랍니다. 어디에 어떻게 쓰면 좋을지 생각해보세요.

최근에 들은 실화입니다. 뉴욕에서 컴퓨터 관련 사업하던 60대 한국분이 하나님을 만나 남은 인생은 주를 위해 살기로 결심했답니다. 직원을 100 넘게 두고 있던 사업체를 정리해서 꽤 많은 돈을 손에 얻었습니다. 그분은 100억으로 빌딩을 하나 사서 임대주고 남은 300억인가를 멕시코 선교에 투자해서 선교센터, 대학건물 등을 지었습니다. 그 분은 매달 건물 임대료를 가지고 선교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 페이를 주고 자기는 직접 선교센터 식당에서 설거지 일을 하며 선교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청지기의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됩니다.

‘청지기’는 옛날 한국에서는 수청방에 거하면서 주인의 시중을 들며 집안 여러 일을 맡아보던 종을 지칭하는 말이었습니다. 청지기 인생은 종이 뭔지 알아야 합니다. 청지기의 3대 원칙이란 게 있습니다. 첫째로 청지기에게 있는 모든 것은 주인의 것입니다. 둘째로 청지기는 주인을 위해 사는 종입니다. 셋째로 청지기는 물러날 때 결산을 해야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결국 청지기 인생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지혜롭고 신실한 청지기가 되든지 악하고 개으른 청지기가 되든지 둘 중의 하나가 될 겁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