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롬10:17

교회 나오는 사람들과 이야기 해보면, 믿고 싶은데 믿어지지 않아서 고민하는 사람이 있고, 어느 순간 그냥 믿어져서 지금까지 별로 의심해본 적이 없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은 믿지 못하던 사람의 마음 속에 어떻게 믿음이 생겨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목사님들의 설교나 신앙서적을 보면, 믿음은 전적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이기 때문에(엡2:8,9) 믿음이 생겨나도록 우리가 할 일은 거의 없고 그냥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것처럼 말하는 분들도 있고, 반대로 믿음 역시 우리의 의지의 결단의 결과이기 때문에 자유의지를 발동해서 믿기로 선택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두 입장은 신학적으로 칼빈주의와 알미니안주의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칼빈주의 견해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대로 누군가를 구원하시기로 선택하시고, 성령의 능력으로 그 사람이 회개하고 예수 믿도록 만들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회개와 믿음은 다 하나님이 주신 선물입니다. 반면에 알미니안 주장은 하나님은 어떤 사람이 예수 믿을지 미리 아시고 그 예지에 근거해서 구원받을 사람을 선택하신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회개와 믿음은 믿는 사람의 자유의지의 결과물이지 하나님이 주시는 것은 아닙니다.

두 입장은 교회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대부분 장로교회는 칼빈주의 견해를 따르고 있습니다. 성경이 하나님의 무조건적 선택을 지지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감리교회는 알미니안주의를 따르고 있습니다. 그들 역시 인간의 믿음에 대한 하나님의 예지를 근거로 사람을 구원으로 선택하셨다는 주장이 성경의 가르침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엔 각자 극단으로 가지 않게 두 견해가 서로 균형을 잡도록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믿음은 하나님과 인간의 상호작용의 결과입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말씀, 성령의 작용, 그리고 인간의 마음이 협력해서 생겨납니다. 인간은 자기 노력만으로 믿음에 이르지 못합니다. 성령이 믿음에 이르게 도와주셔야 합니다. 믿고 싶어도 뭘 믿어야 하는지 모르면 소용없습니다. 복음을 듣고 성령의 역사로 마음이 찔리더라도 마음이 강팍해 거부하면 구원에 이를 수 없습니다. 그러니 구원에 이르는 믿음은 성령과 말씀과 인간의 마음이 함께 협력해서 생겨납니다.

어떻게 우리 영혼 안에 믿음이 생겨나는가를 생각해봅시다. 답은 간단합니다. 로마서10장 17절을 보면, “믿음은 들음에서 생기고 들음은 그리스도를 전하는 말씀에서 비롯됩니다” 라고 말합니다. 믿음을 얻는 수단은 그리스도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말씀을 듣고 있을 때 마음 속에 믿음이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철학자나 변론가들의 말이나 글보다, 성경 읽고, 설교 듣고, 간증 듣는 것이 믿음을 얻는데 도움이 됩니다.

믿음의 핵심 내용은 나사렛 청년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로 믿고 주님으로 모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불신자의 시각에서 볼 때 말이 안 되는 내용입니다. 2000년 전 지금의 이스라엘 땅 나사렛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자란 청년을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라고 믿으라니 누굴 바본 줄 아느냐는 생각이 들겠죠. 예수가 누군 줄 모르면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믿기 전에 예수가 누군 줄 알아가는 과정,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요즘처럼 대부분 대학을 나온 지성인들에겐 덮어놓고 믿을 수 없습니다.

덮어놓고 감정에 따라 믿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기분에 따라 왔다 갔다 합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말씀을 통해 예수가 누군지 알려고 노력하기 바랍니다. 예수가 우리처럼 한 인간에 불과한 존재인지, 아니면 진짜 하나님이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보내신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신지 알아야죠. 그래야 믿든지 말든지 할 게 아닙니까? 예수가 누군지 모르면서 믿는다고 하니까 믿고 난 후에 의심이 생기는 겁니다.

성경 중에 4복음서에는 예수의 출생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 예수가 성장해 청년이 되었을 때 공개적으로 활동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경은 예수가 우리와 똑 같은 사람인 동시에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증거합니다. 사실 인간인 동시에 신의 아들이라는 것은 그렇게 볼 수 밖에 없는 증거들이 눈 앞에 제시되기 전엔, 말이 안되기 때문에 믿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예수가 행한 기적과 표적을 기록해 놓은 것입니다.

예수가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기 때문에 일부러 증명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냐?, 무얼 근거로 그렇게 주장하느냐 그겁니다. 사실 성경엔 많은 이야기들이 기록되어 있지만, 핵심은 예수가 하나님이 약속한 메시야, 곧 인류의 구세주라는 것을 보여주는 게 성경저자들의 목적입니다.

성경기록을 보면, 예수는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불렀고 아버지와 나는 하나라고 주장했다고 합ㄴ이다. 그러자 그의 출신을 아는 유대인들은 목수 요셉의 아들 주제에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이며 하나님과 동급으로 놓는 예수에 대해 하나님을 모독하는 자라고 비난하고 정죄했습니다. 아직 예수가 누군줄 모르는 유대인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그러자 예수는 나의 말을 못 믿겠거든 내가 행하는 일을 보고 믿으라고 했습니다.

말만 가지고는 믿을 수 없다면 행하는 일을 보고 믿으라는 이 주장은 우리에게도 유효할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말이 아니라 예수님이 행하신 일들을 보고 과연 예수가 우리와 같이 한 인간에 불과했는지, 아니면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분이었는지 생각해봅시다.

예수님이 행한 일이란 성경에 기록되어 지금 우리에게도 알려주고 있는 여러 가지 표적을 말하는 것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예수는 물로 포도주를 만들었습니다. 예수는 당시 불치병이던 문둥병을 고쳤습니다(마8:3), 중풍병자를 고쳤습니다(마8:13), 귀신을 쫓아냈습니다(마8:28), 눈멀고 벙어리 된자를 고쳤습니다(마12:22), 바다 위를 걸어다녔습니다(마14:25), 떡 다섯 덩어리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5천명이 넘는 사람을 먹게 하셨습니다. 죽은 나사로를 다시 살려내셨습니다. 십자가에 못박혀 창에 찔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이런 일들은 사람에겐 다 불가능한 일입니다. 성경에 이런 표적이 기록되어 있는 것은 이 표적을 보고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는 것입니다(요20:31).

성경에서 이런 표적을 읽을 때 둘 중에 하나를 취하는 게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태도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표적이 거짓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부정하든지, 거짓이라고 입증할 수 없다면 받아들이고 믿든지 해야 합니다. 거짓이라고 입증하지도 못하면서 또한 믿지도 않겠다고 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예수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하기 전에 성경을 읽어보는 게 지성인답습니다. 예수에 대한 이야기가 거짓인지 살펴보기 바랍니다. 거짓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들을 찾아보기 발합니다.

복음서 자자인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은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임을 증거하려는 목적으로 예수가 행한 기적을 기록했다고 하는데, 혹시 거짓으로 꾸며낸 것은 아닐까요? 사실을 조작하고 거짓말을 할 때는 그걸로 뭔가 이득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복음서 저자들이 예수가 행하지도 않은 기적을 일으켰다고 주장해서 얻은 이득이 있었습니까? 예수는 로마당국과 유대 권력자들에게 반역자로 몰려 처형당했습니다. 예수 편에 서는 것은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었습니다. 아무런 이익도 없이 거짓을 꾸며내 자기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사람이 있을까요?

믿음을 얻기 원하는 사람에게 몇 가지 도움의 말을 드리겠습니다. 믿음은 지성의 추론에서 나오는 게 아니고 그리스도에 대한 말씀을 들을 때 성령께서 마음 속에 믿음이 생겨나게 해줍니다. 이 때 말씀은 씨앗, 우리 영혼은 밭과 같습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말씀 속에는 믿음으로 자라게 하는 씨앗이 들어 있습니다. 씨앗이 싹이 나서 자라기 위해서는 밭이 필요합니다. 씨뿌리는 비유가 이걸 잘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말씀의 씨앗이 마음의 밭에 뿌려져 싹이 나고 열매를 맺는 것처럼 복음이 사람들의 마음에 뿌려질 때 구원의 열매가 맺게 됩니다.

말씀이 믿음이 씨앗이기 때문에 말씀을 듣기 전까지는 어떤 사람에게서도 믿음이 생겨날 수 없습니다. 같은 이치로 씨앗을 가만 놔두면 싹이 나지 않기 때문에 좋은 밭을 찾아 다니며 여기 저기 쉬지 말고 뿌려야 거기서 믿음의 싹이 나고 구원의 열매를 거둘 수 있습니다. 개인이든 교회든 구원의 열매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단지 하나, 씨앗을 뿌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씨앗은 뿌리는 즉시 싹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땅 속에 묻혀 있다가 때가 되었을 때 어느날 갑자기 싹을 틔웁니다. 물론 싹이 나기 전에도 싹이 틀 수 있게 여러 요소들이 작용했죠. 성령도 이와 같이 믿음의 싹이 나고 구원의 열매가 맺도록 드러나지 않게 활동하십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에게 믿음이 어떻게 생겨나는가를 설명했습니다. 믿음이 전적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것인지, 인간의 의지의 결단인지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분명한 것은 믿음은 그리스도에 대한 말씀을 들을 때 생긴다는 것입니다. 믿고 싶은데 잘 안 믿어지는 분들은 복음서를 읽고 복음설교를 듣기 바랍니다. 그러는 중에 성령께서 여러분 마음 속에 믿음이 생겨나게 해주실 것입니다. 누군가를 전도하기 원하는 교우들은 무엇보다 그리스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줘야 합니다. 말씀 속에 믿음의 씨앗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싹이 안 난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겨울엔 싹이 안 납니다. 봄까지 기다려야죠. 봄이 되면 어느 날 갑자기 싹이 올라오는 것처럼, 구원의 봄날이 되면 여러분을 애태우던 그 사람 가슴 속에도 믿음의 싹이 올라오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