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결정하자

여호수아9:3-15

오늘은 기브온 사신들이 먼 곳에 사는 사람인 것처럼 위장하고 여호수아를 찾아와 상호불가침 조약을 맺자고 제안했을 때, 하나님께 묻지 아니하고 그들의 행색을 보고 그들의 말을 사실로 믿어 멸하지 아니하겠다고 약조하여 가나안 정복에 차질을 빗게 된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기브온거민들은 가나안 일곱족속가운데 히위족속이었습니다. 히위족속은 가나안 여러 곳에 집단적으로 흩어져 살았는데(창34:2) 여호수아 때에는 주로 기브온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아이성 서남쪽 가까운 곳에 위치한 기브온 거민들은 아이성이 함락되고 거민들이 몰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살기 위해 꾀를 내서 가나안 땅 밖 먼 곳에 온 사람들처럼 보이게 해어진 전대와 해어지고 찢어져 기운 가죽 포도주부대를 나귀에 싣고 낡아 기운 신을 신고 낡은 옷을 입고 다 마르고 곰팡이 난 떡을 휴대하고 여호수아를 찾아와 가나안 거주민이 아니라고 속인 후 불가침 조약을 받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아이성 전투 때도 하나님께 묻지 않고 정탐의 제안대로 했다가 1차 전투에서 패하여 36명의 전사자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하나님께 묻지 않아 기브온의 속임수에 넘어갔습니다. 14절을 보면, 무리가 그들의 양식을 취하고 어떻게 할 것을 여호와께 묻지 아니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도 가장 흔하게 범하는 실수가 묻지 않는 것입니다. 상황이 아무리 그럴듯하게 보여도 기도하고 인도받아야 실수하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하기 바랍니다. 

요단강을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온 후 처음 진을 친 곳이 길갈이었습니다. 길갈은 여리고성에서 동북쪽으로 3km 정도 거리였고 가나안 땅 중에서 최초로 성별된 곳이었습니다. 길갈은 가나안 정복 초기에 한동안 이스라엘 지파들의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이런 길갈의 역사적 의미 때문에 사무엘은 사울을 초대왕으로 세울 때 길갈로 데려가 기름을 부었습니다(삼상11:15). 여러분에게도 길갈이 있습니까? 하나님을 만나고 지쳤을 때 찾아가 은혜를 회복할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합니다.

세상 모든 곳이 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땅이지만,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이적을 경험한 곳은 특별히 의미가 있습니다. 아브라함에게는 단을 쌓고 제사를 올린 헤브론의 마무레 상수리 수풀이 그런 곳이었습니다(창13:18). 야곱에게는 형을 피해 도망가다 하룻 밤을 보내는 중 꿈에 하나님을 본 “벧엘”이 그런 곳이었습니다. “벧엘”은 하나님의 집이라는 뜻입니다(창28:19). 여러분도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한 곳이나 교회는 평생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늘푸른교회와 씨애틀이 그런 곳이 되길 바랍니다.

여리고와 아이성이 차례로 함락되자  이 지역에서 비교적 가까운 요단 서편 산지와 평지와 레바논 앞 대해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적이 같으면 친구가 되는 것처럼 헷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가나안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의 모든 왕들이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이스라엘과 전쟁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아이성에서 가까운 서남쪽에 위치한 기브온 거민들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이스라엘을 상대로 싸우다 죽는 것보다 화친해서 살아남는 길을 택한 것입니다. 모든 히위족속이 굴복한 것은 아니고 기브온에 거주하던 히위족속만 여호수아에게 사신을 보내 화친을 청했는데, 사는 길, 생명의 길을 택한 것입니다.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아이성 서북쪽으로 가까운 곳에 벧엘이 있었고, 서남쪽엔 기브온이 있었습니다. 벧엘은 이미 아이성 전투 때 전멸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호수아8장 17절을 보면, 여호수아가 패한 척 후퇴하며 아이성 안에 있는 군사들을 성밖으로 유인할 때 “아이와 벧엘에서 이스라엘을 따라가지 아니한 자가 하나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벧엘 거민들이 아이에 합세하여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을 추격하던 사람들은 여호수아의 군사들에 의해 모두 광야에서 죽음을 당했습니다(수8:24,25).

보통 고대 전쟁에서는 성을 함락시키면 왕이나 장수들은 처형해도 살아 남은 백성들은 노예로 삼아 일을 시키는데, 이스라엘의 가나안정복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거민들을 모두 몰살시켰습니다. 여리고와 아이성이 함락되었을 때도 거민들은 모두 죽음을 당했습니다. 기브온 거민들은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살기 위해 꾀를 냈습니다. 이스라엘이 공격해오기 전에 먼저 사신을 보내 굴복해서 생명만은 보장받는 길을 택한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나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아닌 것처럼 속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기브온측에서는 자기들이 아이성에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이스라엘진영에서 안다면 자기들의 화친제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먼 곳에서 온 사람처럼 보이게 의복과 음식을 위장했습니다. 그들은 헤어진 전대와 해어지고 찢어져서 기운 가죽 포도주부대를 나귀에 싣고 이스라엘진영에 보내는 사신에게 낡고 기운 신을 신게 하고 다 마르고 곰팡이 난 떡을 휴대하게 했습니다. 이 모두가 오랫동안 먼 길을 여행한 사람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기브온에서 길갈은 15km를 넘지 않는 거리입니다.

길갈 이스라엘 진영에 도착한 기브온 사신들은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족장들에게 먼 곳에서 왔으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해 행하신 소문을 듣고 이스라엘과 화친하러 왔노라고 말했습니다.여호수아와 족장들은 너희가 우리 중에 거하는지  모르는데 어찌 약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길을 떠나던 날 뜨거운 양식으로 취한 떡이 지금은 곰팡이가 났고 포도주를 담은 가죽부대도 새것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찢어지게 되었고 옷과 신도 먼 길을 오느라 낡고 해어지게 되었다고, 해어진 의복과 신과 가죽부대와 곰팡이 난 떡을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여호수아는 정황증거를 믿고 화친하여 살려주겠다고 약속해줬습니다.

기브온 사신이 돌아가고 3일이 지난 후 이스라엘 진영은 화친 언약을 맺고 돌아간 사람들이 아이성 근처 기브온에 거주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이성 근처 성읍을 치기 위해 기브온과 그비라와 브에롯과 기랏여아림 지역에 이르렀는데, 거기서 기브온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17절). 이스라엘 백성들은 기브온성을 공격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호수아와 족장들이 기브온 사신에게 살려주겠다고 약조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일로 백성들은 족장들을 원망했습니다. 하나님께 묻지 않아 리더쉽에 손상을 입게 된 거죠.  기브온 사신이 거짓으로 속인 것이었지만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한 것이라 족장들은 지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맹세를 어겼다가 하나님의 진노가 임할 것이 두려웠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할 수 없이 기브온 거민들을 살려서 종으로 삼아 나무를 패고 물을 긷는 일을 시켰습니다. 여호수아와 족장들이 하나님께 물어보지 않고 정황을 보고 판단한 게 실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가나안 거주민들은 살려두지 말라고 한 것은 우상을 숭배하는 죄악 때문이었습니다. 우상숭배자들을 진멸하고 하나님만 섬기는 이스라엘 백성들로 새로운 약속의 땅을 건설하려는 하나님의 계획은 정복초기부터 이런 사소한 부주의 때문에 계획대도 되지 못했습니다.

아이성전투 때와 같이 이번에도 결정을 내리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묻고 지시받는 일을 빼먹었습니다. 그 결과 기브온 사신들의 사실보다 더 사실처럼 보이는 거짓말에 속아 여호수아는 살려주겠다는 약조를 해주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증거들이 너무 확실해서 물어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시종일관 여호와만 섬긴 여호수아도 알고 보니 이런 실수를 했습니다. 하나님의 종이 주인에게 물어보지 않고 임의로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결과가 어떻든 과정상 잘못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기도하고 사인을 기다렸다 확실해진 후 행동으로 옮기기 바랍니다.

기브온 사람들이 위장하고 여호수아와 족장들을 속이고 살려주겠다는 약조를 받아낸 행동은 긍정적인 평가도 있고 부정적인 평가도 있습니다. 먼저 부정적인 것은 여호와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거짓말로 속인 것입니다. 만일 기브온 사람들이 출애굽 당시부터 요단 동편 아모리왕들에게 행한 여호와의 놀라운 역사에 압도되어 하나님의 은혜를 입기 위해 왔노라고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에게 정직하게 말하고 구원의 은혜를 구했다면 종이 되기 보다는 이스라엘과 동등한 위치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거짓말로 속이다 들통났기 때문에 종으로 연명해야 했습니다.

반면에 긍정적인 평가는 가나안의 다른 족속들처럼 이스라엘을 대적하지 아니하고 여호와 하나님께 굴복하고 살길을 택했다는 것입니다. 가나안 모든 족속들도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역사하는 여호와의 위엄과 놀라운 역사를 듣고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여호와께 굴복하는 대신에 서로 연합하여 이스라엘을 대적하려고 나섰습니다. 반면에 기브온은 가나안을 이스라엘에게 주신 여호와의 주권과 이스라엘의 점령을 인정하고 살길을 구했습니다. 그들은 성막에서 나무를 패고 물을 긷는 일을 했는데 일종의 긍휼과 축복이었습니다(Matthew Henry). 다윗은 왕보다 주의 집에 문지기로 섬기는 것을 더 영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죄로 죽어야 할 우리가 예수 믿고 구원 얻어 목사도 되고 집사도 되고 목자도 되고 찬양대원도 되어 주님을 섬길 수 있는 것은 복을 받은 것입니다 교회에서 직분을 맡아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런 수준의 믿음의 사람이 되도록 힘쓰기 바랍니다. 그래야 감사하고 기쁘게 살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밤새 돌맹이를 강물에 던지고 있었답니다. 날이 밝아올 즈음에 돌맹이가 하나 남았는데, 그것 마쳐 집어 던지려고 하는 순간 그 돌맹이가 아침햇살에 반짝였습니다. 순간 이게 뭔가 싶어 살펴보니 돌맹이가 아니라 금덩이였습니다. 밤새 금덩이를 강물에 던졌던 것입니다. 청년의 때에 시간이 금입니다. 금덩이를 돌맹이인줄 알고 내버리는 그런 인생이 되지 않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