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요한의 정신을 가져야

요3:22-36
침례요한의 정신을 가져야 

오늘은 침례요한의 마음을 주제로 은혜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지난 10년가까이 늘푸른교회에서 요즘 유학생/청년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면서 이래서 힘들다는 것은 어느 정도 경험했는데, 요즘엔 당장 열매 없는 이 사역을 계속하려면 나 자신을 밑바닥까지 비우지 않으면 실망감 때문에라도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묵상하다가 “그는 흥하여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는 침례 요한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오늘은 이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고통만 느끼는 존재입니다. 남의 고통,  남도 힘들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실제로 그 고통을 똑같은 정도로 느끼는 것은 아니라서 사실 그렇게 힘든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의 고통에 대해서는 가벼운 두통이든 극심한 치통이든  매우 민감하게 느낍니다. 저는 유학생/청년 사역이 저만 힘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제 아내도 힘들고, 남아서 교회를 지키며 섬기는 여러분에게도 힘들다는 것을 최근에 좀더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우리가 주님이 주신 비전이라고 믿는 유학생/청년 사역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감당하려면  적어도 목자 여러분들도 침례 요한의 마음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어느날 침례 요한의 제자 중에 한 사람이 요한에게 말하기를 “랍비님 보십시오, 요단 강 건너편에서 선생님과 함께 계시던 분 곧 선생님께서 증언하신 그 분이 침례를 주고 있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 분에게로 모여듭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전후 맥락으로 추측해볼 때 이 제자는 사람들이 자기가 지금  따르고 있는 요한 선생님을 떠나 예수님께로 가는 것을 섭섭하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함께하던 사람이 떠날 때 다들 섭섭한 게 사람의 마음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요한은 떠나는 사람들을 보고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고 예수님은 흥하고 나는 쇠하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씀을 우리에게 적용해보면, 사람들이 우리 교회를 떠나더라도 어디서든 예수님을 믿고 따른다면 우리 교인 수가 줄더라도 괜찮다고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실제로 그런 마음을 가지고 교회를 다니며 목장 사역을 하고 있습니까? 제가 최근에 이 말씀을 곰곰히 묵상하기 전까지는 침례 요한 같은 마음이 아니었습니다. 만일 침례 요한같은 마음으로 일했다면 때가 되어 유학생들이 학업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갈 때, 또는 타주로 떠날 때 훨씬 편하게 감사하며 보냈을 것입니다. 저는 누가 떠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교회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목사에겐 교인수가 사역의 열매인 동시에 능력의 평가와도 무관치 않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어떤 목사든지 교인수가 늘어나길 원합니다. 믿음 없이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라도 많은 걸 좋아합니다. 그런데 자꾸 떠나니까 지난 10년가까운 수고가 보이질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위안 삼아 일부러 떠난 사람들을 떠 올려 보기도 하고 늘푸른교회를 다니면서 예수 믿은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헤아려 보기도합니다. 그래야 지금은 떠나서 없어도 뭔가 한 게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아마 여러분 중에서도 그런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목회자인 저는 소명감도 있고, 또 이 때를 잘 참고 열심히 씨를 뿌리면 기쁨으로 단을 거두게 될 것이라는 믿음도 있어서 힘든 마음도 곧 잊고 또 즐거운 마음으로 전진하고 그럽니다.  그래서 목자 여러분들이 저 보다 더 힘들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나름 열심히 돌본 양들이 하나 둘씩 떠나고 남아 있는 양들도 때때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잘 나오지 않고 그러면 힘이 빠지고 정말 언제까지 목자를 해야 하는 것인지 그런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페이를 받는 입장도 아니고 자원해서 봉사하는 목자 사역은 믿음과 은혜가 있어 힘들더라도 기쁘고 즐겁게 해야 감당할 수 있는 일입니다. 번 아웃이라는 말을 쓰던데, 소진된 상태에서 떠맡겨 억지로 하는 것은 목자 자신에게도 양들에게도 덕이 되지 않습니다. 그럴 경우는 한 쿼러라도 쉬는 게 좋습니다. 9월 중에 목장을 재편할 생각이니 정말 힘들면 잠시 쉬겠다고 말하기 바랍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함께 하던 사람이 떠난 후 뒤에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은 좋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도 그랬을 것 같습니다. 요한복음6장에 가서 보면,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떡을 얻어 먹은 사람들과 그 소문을 듣고 예수님을 따르기 시작한 사람들까지 합쳐서 셀 수 없는 군중들이 예수님을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예수님은 따르는 무리들에게 “나는 생명의 떡이다”, “내가 줄 빵은 나의 살이다”, “너희가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또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다” 이런 말씀을 하시자,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은 떡을 얻어 먹을 수 있을 줄 알고 왔다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하는 예수님께 실망해서 많은 사람들이 떠났습니다. 그 때 예수님은 남아 있는 열두 제자에게 “너희까지도 떠나가려 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안타까움이 묻어 있는 질문아닙니까? 그 때 베드로가 선생님께 영생의 말씀이 있는데 죽어도 우리는 안떠납니다.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끝까지 남아서 지키겠다는 대답이 큰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목자 여러분들, 또한 지금 이 자리에 함께 있는 교우 여러분들! 가능하다면 끝까지 남아서 늘푸른교회를 지키며 유학생/청년 사역을 감당할 것을 당부드립니다. 그러자면 힘들 때가 더 많을 것입니다.  때로는 혼자 조용히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낙심해서 며 칠 동안 잠적하고, 목자 일을 그만 두기 직전까지 갈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다소 힘들어 하더라도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하신다는 주님의 약속을 믿고 성령님을 의지하며 복음의 일꾼으로 늘푸른교회에서 주님의 양을 돌보는 사역을 감당해 내기 바랍니다. 주님을 섬기는 일에 대해 당장 돈으로 보상을 받지는 못하지만, 주님의 나라가 임할 때 넘치는 상급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세상에서 보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끝까지 감당하기 바랍니다. 

끝으로 한 번 더 강조합니다. 늘푸른교회를 지키며 유학생/청년 사역을 하는 교우들은 “주는 흥하고 나는 쇠해야 한다”는 침례요한의 마음을 갖기 바랍니다. 학업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해서 늘푸른교회는 떠난다고 해도 목자 여러분의 섬김으로 그들이 믿음에서 자라 어디서든 주님을 따르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산다면 주님이 흥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으로 위로를 받으며 계속 유학생/청년들을 세우는 사역에 힘씁니다. 그러다 보면, 주님께서 우리 늘푸른교회도 부흥시켜 주실 날이 올 것입니다. 비록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우리는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는 것을 보면서 기뻐하고 기뻐할 일입니다. 이번 한 주간도 가정과 목장과 학교와 직장에서 기회 얻는데로 예수님을 증거하는 제자로 승리하기를 축원합니다.